4가지 유형의 대표성 띠는 혁신 성과 사례 소개
△ 대학혁신지원사업 재정은 뉴노멀에 대비하는 교육 환경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용됐다. (사진=교육부)
대학은 시간이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는 '펌프' 같았다. 학령인구 감소와 13년째 등록금 동결이라는 환경 속에서 대학 재정은 점점 말라갔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미래를 대비하는 인재들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을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던 중 2019년부터 교육부는 이런 상황에 놓인 대학에 대학혁신지원사업이라는 '마중물'을 선사했다. 이 마중물을 받게 된 대학들은 어떤 혁신을 이뤄왔을까?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들은 사업이 진행되는 3년 동안 크게 4가지 유형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교육 질 관리 / 교수학습 지원 및 학생 지원체계 개선 / 교육인프라 구축과 교육 환경 개선 / 산학협력·지자체 연계 등을 통해 대학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냈다.
◑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 '교육의 질' … 자기주도학습 중심 교육과정으로 혁신 잰걸음
대학의 미래는 교육의 질에 달렸다. 코로나19라는 뉴노멀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교육과정도 못브을 달리하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의 당면과제는 교육의 질일 수밖에 없다. 대학은 학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온라인 수업에 접근하기 힘든 장애인 대학생을 위해 웹접근성에 신경을 쓰고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기도 한다. 교육의 질 관리는 기존의 낡은 교육과정을 벗어버리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가톨릭대학교는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교과를 설계해 이수하는 데 교육과정의 초점을 맞췄다. 급변하는 사회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2학기부터 '셀프 메이킹 잡 포트폴리오(Self-making Job Portfolio)'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셀프 메이킹 잡 포트폴리오'는 학생 스스로 교과 이수과정을 설계하고 이수 후 학점으로 인정받는 과목으로 취업, 창업, 글로벌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다. 학생들이 미래 직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본인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수강하면서 학생들은 직무역량을 쌓아 원하는 곳에 취업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나사렛대학교는 장애학생의 웹접근성 향상을 위해 전국 최초 UD(Universal Design) 기반 LMS(Learning Management Systme)을 구축했다. UD 기반 LMS의 특징은 장애유형에 따른 LMS 별도 테마 적용과 수어, 자막제공 등을 통해 재학중인 시·청각 장애학생 300여명의 학습권을 보장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비대면 수업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월 'BF기반 이러닝 콘텐츠'를 통한 학습지원 사례가 KBS1 TV '사랑의 가족'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교육부에서 안내한 '2020 학년도 1학기 원격수업 우수사례'에서 장애학생 지원에 대한 사례로 선정되는 성과도 달성했다.
성신여자대학교는 전공특화형 비교과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 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전공특화형 비교과프로그램의 특징은 전공과 비교과를 긴밀히 연결시킨 융합교육의 한 축이라는 점이다. 단과대학 단위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제공한 점도 돋보인다. 학습자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의 실질적 효과 증대를 위한 최신 강의법 제공도 눈여겨볼만하다. Sunshine 학생진로종합시스템을 활용해 학생이 비교과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진행과정과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한 점도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멀티디바이스기반의 글쓰기 교육시스템으로 교육과정 개편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학습자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글쓰기 클리닉 프로그램 구축 논의에서 출발해 PC 기반 온라인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 점이 돋보인다. 작년 1학기부터 멀티 디바이스 기반 글쓰기 클리닉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학습자들의 클리닉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이클래스 기반의 주차별 단계적 클리닉을 도입하면서 수업 중에도 원활하게 클리닉을 수행할 수 있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순천향대학교는 '뉴노멀 블렌디드 교육시스템'을 수립해 온라인 교육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결합된 O2O(Online to Offline) 수업을 교과과정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학습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선택적 대면수업 방식의 분할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국내 쵣 규모인 126개의 하이브리드 강의실도 구축했다. 하이브리드 강의실에는 실시간 강의와 사전 녹화에 기반한 영상 강의를 위해 교수자, 학생 위치 추적형 카메라와 대형 모니터를 갖췄다. 또 실시간 화상 강의 송출과 녹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함께 학생 참여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과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한 점도 돋보인다.
△ 대학들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 수업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서울여대)
◑ 혁신의 두 축은 '교수자'와 '학생' … 교수학습과 학생 지원으로 혁신 박차
혁신의 두 축은 교수자와 학생이다. 교수학습 지원과 학생 지원체계 개선이 혁신의 밑바탕인 이유다. 코로나19 시대 온라인 수업이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교수학습 지원은 대학이 당면한 숙제가 됐다. '코로나블루'로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도 대학의 사명 중 하나다.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의 질 제고를 위한 여러 노력들로 교수학습을 든든하게 밀어주고 있다.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도 그 일환이다.
강남대학교는 학생 스스로 본인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 맞춤형 i-로드맵 시스템'을 구축했다. 진로 맞춤형 i-로드맵 시스템은 학습자와 교수자와의 상호작용이 긴밀히 연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진로 분야에 따른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교수자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별 목표 달성을 확인해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다는 평가다.
건양대학교는 건양학생역량관리시스템(KComM+)을 중심으로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고도화했다. 기존 학생역량진단시스템을 학생 역량강화 활동을 기반에 두고 지원 체계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건양학생역량관리시스템은 학생 중심 성과관리의 집약체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학생역량의 통합적인 지도와 관리가 골자다. 학생이 개인역량을 등록하고 인증하면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점에서 높은 호응을 보인다.
단국대학교는 재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 함양을 지원하기 위한 학생역량관리시스템 'Young熊 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Young熊 스토리는 재학생들이 입학에서 졸업까지 체계적으로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정보와 이력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능동·혁신·헌신 D3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학 내 모든 비교과 프로그램을 Young熊 스토리를 통해 통합관리함으로써 비교과 프로그래에 대한 접근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경기대학교는 행동기준평정척도(BARS, Behaviorally Anchored Rating Scale)를 기반으로 한 핵심역량 진단도구를 개발해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고도화했다. 행동기준 평정척도란 실제 행한 행동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기준과 사례를 수준별로 제시해 실제 수행능력에 근접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경기대는 개발한 진단도구의 타당도를 다각도로 검증했으며 해당 진단도구 역시 2021학년도 1학기부터 신입생과 재학생의 핵심역량 수준을 진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루터대학교는 비대면 교육 환경에서 교수자 역량 관리를 위해 '3V 교수역량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자와 학습자가 경험하는 비대면 수업 최적화를 위해 교수자의 음성(Voice), 표정(Visual), 언어(Verb) 3요소를 진단하는 게 골자다. 3요소 진단을 통해 원격수업의 전달력과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수자의 음성 분석을 과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음성분석기를 구입해 과비대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 한국산업기술대 학생들이 퓨처VR랩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한국산업기술대)
◑ 학생 수요와 직결되는 교육인프라 구축·환경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코로나19는 대학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을 높였다. 학생들은 교육환경과 인프라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대학은 교육 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차 산업혁명 맞춤형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교육환경과 인프라 개선은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대학들은 전공 교육 강화와 같은 기본적인 노력화 함께 AI를 접목해 교육환경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만의 고유 교육브랜드를 개발한 점도 돋보인다.
건국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KINO교육과정 활성화로 교육 환경 개선에 힘쓰는 대표적 대학이다. KINO혁신전공교육과정은 Konkuk university GLOCAL campus INnovate On의 약어로 재학생의 학년별 학습 주기에 맞춰 글로컬캠퍼스의 전공교육과정을 강화하기 위한 4개의 교육과정을 말한다. 전공교육과정의 기초-심화-실습의 전통적 구조에 수요자 요구와 산업기술 분야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는 발판 역할을 한다는 평이다. 이를 통해 '생애주기 지향형' 교육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학내 데이터에 AI기술을 접목한 교과-비교과 통합관리시스템인 '쿠카이브'와 학생들의 수강신청을 돕는 'AI 선배'를 최초로 선보였다. 비교과프로그램 추천 / 추천에 반영되는 과목 선택 가능 / 키워드 검색으로 교양강의·전공강의·제2전공·비교과프로그램 통합 추천 / 조건별 다수강 강의 조회 / 강의추천 시 세부정보 및 통계 관련 자료 제공 / UI·UX 개선 등의 기능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기존의 교양추천서비스, 제2전공 추천서비스에 더해 이제는 비교과 프로그램까지 추천받을 수 있게 됐다. 강화된 키워드 검색을 통해 전공과목, 교양과목, 비교과프로그램, 제2전공을 한 번에 추천받게 된다. 또한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학생의 과거 수강 이력을 고려해 해당 학기에 개설된 과목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상명대학교는 상명대 고유의 교육브랜드인 '오름교육'으로 교육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름교육이란 입학에서 졸업까지 단계적·주기적으로 제공되는 교육과정을 이수함으로써 기본소양과 융복합 전공 교육, 산학과 연계한 취·창업 교육을 차근히 밟아서 올라간다는 의미다. 전공(나비오름) / 교양(나라오름) / 비교과(피어오름) 교욱과정을 연계하고 시스템으로 내재화해 분절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합 프로그램으로 체계화했다.
△ 동명대 서비스러닝(사진=동명대)
◑ 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 미치는 산학협력·지자체 연계에 적극 투자
산업 발달이 가속화 할수록 그 어느 때보다 고급인재 수요부족에 대한 목소리가 높고 대학과 연계해 연구 시너지를 내려는 산업체와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대학은 인재, 정보, 기술, 인프라, 연구 네트워크 등의 핵심자원을 모두 갖춘 기관으로 여겨진다. 특히 산학협력은 대학이 보유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사업화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산업현장에 학생들을 보낼 수 있는 장점까지 가지고 있어 그 중요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체와 지자체와 협력해 교육 효과를 높이고 사회 발전의 시너지까지 이룩한 사례를 소개한다.
서울여자대학교는 혁신적인 참여교육과 현장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강화로 인재 양성을 하는 대표적인 학교다. 학생학습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지원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SWU산학공동체'를 중심으로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산학협력 선도모형을 개발하고 산학협력을 강화했다. 또한 '전공 맞춤형 산학협력 역량교육 프로그램 (Power Professor Program)' 사업을 시행하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등 첨단 IT 기술을 비 IT 전공 교육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창의적 협력교육과 산학협력의 유기적 연결을 위한 교육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 공간 클러스터(Very-Go-Round)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학과와 전공별로 산학협력교수 네트워크를 갖추고 이를 활용해 '취업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을 실시중이다. 이는 현장밀착형 취업특강과 진로취업 캠프, 맞춤형 현장실습, 취업성공 패스파인더 등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 큰 힘이 되고 있다.
광운대학교는 지역기반 스타트업 기업인력지원으로 기업에는 인재를 보내고 학생들에게는 능력에 적확한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사업을 추진했다. 인턴십 참여를 통해 전공 교육의 학습목표를 달성할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지원제도를 확산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는 광운대 산학협력단·현장실습지원팀· 교육지원팀이 상호 협조하며 사업을 진행했기에 가능했고 그 결과 인턴십을 거친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광운대는 향후에도 취업 연계를 강화해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동명대학교는 지역사회와 협력해 학생의 역량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동명대의 '서비스러닝' 프로그램은 '봉사(Serivce)'와 '학습(Learning)'을 결합한 개념이다. 서비스러닝을 통해 학생들은 전공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점검할 수 있었고 지역사회는 대학을, 지역은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지역 현안을 효율적으로 해결해 냈다. 해당 프로그램은 참여 학생들의 사회 적응력 향상은 물론이고 사회적 책임감까지 높여 지역사회와 대학 간의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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