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교, 외국인 유학생 지원자 몰려 최근 3년간 일반대학 하락 전문대학 상승 외국인 유학생 확보 위해 전문대 '총력'
마이클 에카 고메즈 학생(24/연기과)은 '코믹배우'의 꿈을 안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유학생'이다. 평소 한국 작품을 보며 꿈을 키워왔던 고메즈 학생은 일반대학이 아닌 전문대학을 선택했다. "부모님 지인중에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서울예술대학교를 추천해줬습니다."고 말한 그는 현재 서울예대 연기과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코믹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
고메즈 학생처럼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다. 그것도 '고공행진'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에 따르면 전문대학에 지원한 외국인 유학생은 2017년 658명에서 2021년 2,343명으로 1,685명이나 늘었다. 2019년에 잠깐 주춤했지만 꾸준히 올라 올해 2천명대를 돌파했다. * 2017년 658명/ 2018년 1,656명 / 2019년 1,588명 / 2020년 1,897명 / 2021년 2,343명
그 결과 전문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도 매년 폭증했다. 특히 일반대학 왹구인 유학생 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과 대조된다.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전문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9년 1만 1,484명에서 2021년 1만 2,479명으로 증가했다. 2017년 6,163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불어났다. 최근 5년간 수치를 보면 2017년 6,163명 / 2018년 9,626명 / 2019년 1만 1,484명 / 2020년 1만 2,479명 / 2021년 1만 2,479명 이었다. 반면 일반대학은 2019년 11만 1,587명에서 2021년 9만 7,638명으로 1만 3,949명이 줄었다. 일반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9년부터 매년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전문대학은 늘고 일반대학은 줄었다는 것은 전문대학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다만 전체적인 고등교육기관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줄었다. 일반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대학원, 기타 등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를 포함한 결과다.
지난달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교육기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는 15만 2,281명으로 지난해 15만 3,695명보다 1,414명 감소했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은 2014년 8만 4,900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16만 200명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6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러시아에서 '관광경찰'의 꿈을 품고 한국으로 넘어온 카라살알리나 씨(34/경찰행정과)도 전문대학을 선택했다. 카라살알리나 씨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한국어·러시아어·영어·터키어·투바어·중국어가 가능한 '능력자'다. 카살알리나 씨는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경찰이 한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을 회유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하는 모습에 감명받아 관광경찰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에 입학했다. 그는 "범죄 등으로 고통받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관광경찰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유학생' 꿈 실현 위해 전문대 총력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고 그 수도 매년 치솟고 있다. 이런 외국인 유학생을 더 확보하기 위해 전문대학들은 사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많은 전문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 경복대학교, 서정대학교, 제주한라대학교, 영지전문대학교, 군장대학교 등 총 5개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먼저 경복대는 2020년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평가에서 인증대학을 선정됐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국제화역량이 우수한 대학을 정부에서 인증하는 제도다. 고등교육의 국제적 신뢰도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학 국제화의 모범적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복대는 2018년 국제어학원 한국어 과정을 개설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해 현재 370여 명이 넘는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현재 학위과정과 한국어 정규과정을 비롯해 교환학생프로그램, 단기연수 등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서정대는 133개교 전문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1,700여 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중이다. 이들 대다수는 현재 학위 과정에서 학업을 이수하고 있다. 서정대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한국어 학사학위 전공 심화 과정' 개설도 준비하고 있으며 그동안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 앞장서 온 성과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신규 세종학당에 지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베트남 짜빈시에 위치한 4년제 공립대인 짜빈대학교와 함께 '짜빈 세종학당'을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한라대도 외국인 유학생 수가 900명에 육박한다.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학교로 정평나 있다. 특히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2019-2020년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수학대학'으로 선정됐다. 외국인 전문학사 장학생 수학대학은 국내 전문대학 중 대학의 글로벌 역량이 우수하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이 뛰어난 대학을 인증하는 제도다. 또한 제주한라대는 전문대학 최초로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 한국어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WITH CULTURE' 프로그램과 글로벌 RDI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영진전문대도 외국인 유학생 교육을 잘하는 대학에서 빠질 수 없는 대학이다. 교육국제화역량인증대학에 선정된 대학으로 내국인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매칭 프로그램을 비롯해 학사와 체류 관련 특강, 한국문화체험 등을 운영해 외국인 유학생의 안정적인 한국 생활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의 날'을 운영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 날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능력시험을 비롯해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문화체험을 진행함으로써 유학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덧붙여 영진전문대도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수학대학'에 선정된 바 있다.
끝으로 군장대도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 힘쓰는 대학으로 저명하다. 4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중인 군장대는 지난해 전라북도에서 주관한 '2020년 전라북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전라북도 경제 활성화와 한국문화 홍보를 위해 도내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군장대는 글로벌 선도대학을 만들고자 베트남 껀터직업교육대학, 하노이공과대학과의 공동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협약을 체결해 복수학위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중국·방글라데시·미얀마·라오스 국가의 현지 유수 대학과 연계해 한국어 학당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군장대는 최근 '외국인 도움센터'를 개소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범죄피해 신고와 민원상담 창구를 대학 내 설치한 것이다. 군장대는 도움센터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이 안전하게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도 구미대, 경인여대, 계명문화대, 부천대, 서울예대, 한양여대, 호산대 등 많은 전문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취업, 어햑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늘고 있는 것은 전문대학이 이들의 교육과 복지에 힘쓰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은 2025년까지 전문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을 3만 명 수준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국제교류 부문의 인프라와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전문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사업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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